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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내축구

U-20 아시안컵 한일전 미리보기: 한국, 8강 확정 후에도 방심은 없다

by Renewable Beckham 2025. 2. 20.

AFC U-20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대한민국과 일본이 맞붙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일전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축구 팬들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이 경기, 이번엔 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기대와 긴장이 교차합니다.

그런데 이번 한일전은 단순한 라이벌 매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8강 진출을 이미 확정한 한국, 그리고 자력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일본. 이 미묘한 상황이 경기의 흐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죠.


여유 있는 한국, 벼랑 끝 일본

 
현재 한국 U-20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시리아와 태국을 연파하며 2연승을 거뒀습니다. 이미 8강 진출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죠.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승리를 노릴 필요도 없습니다.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일본은 상황이 다릅니다. 첫 경기에서 태국을 3-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시리아와 2-2로 비기면서 한일전에서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자력으로 8강에 오를 수 있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만약 패배한다면, 시리아와 태국의 경기 결과에 운명을 맡겨야 하죠.

이런 상황에서 만나는 한일전은 양 팀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심리전을 예고합니다. 한국은 체력 안배와 부상 방지를 고려해야 하고, 일본은 무조건 승점이 필요한 절박함 속에서 경기를 풀어가야 하니까요.

한일전,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경기?


흥미로운 점은 이번 한일전에 대한 양국 선수들의 태도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는 겁니다. 일본의 후나코시 유조 감독은 “한일전이라는 걸 의식하는 건 아마 우리 세대뿐일 것”이라며 한일전의 특별함이 젊은 선수들에게는 옅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처럼 한일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과열된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고 있고, 이제는 ‘일단 경기에서 이기면 되는 것’이라는 실리적인 마인드가 자리 잡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국 팬의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한일전은 여전히 ‘이겨야만 하는 경기’죠. 아무리 스포츠맨십이 중요하다고 해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에서 느끼는 그 긴장과 열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2023년 복수전?

이번 한일전은 한국에게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경기입니다. 한국 선수들은 2023년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당시 경기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은 듯합니다.

그때의 패배를 잊지 않고 이번 한일전에서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한국 선수들의 각오가 매체를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한국 선수들의 다짐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절박함은 이번 경기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겠죠.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자세로 이 경기에 임해야 할까요? 저는 이번 한일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차분하게, 하지만 단단하게 경기를 풀어갔으면 합니다.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복수심에 말려들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진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건 8강, 한일전에서 모든 걸 태우지 말자


이번 아시안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8강에서 승리해 U-20 월드컵 티켓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한일전에서 전력을 다해 승리한다면 물론 기분은 좋겠지만,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한일전이 끝나고 단 이틀 만에 세계 대회 진출이 걸린 8강전을 치러야 하는데, 8강 상대인 이란 혹은 우즈베키스탄은 하루 더 쉬고 경기에 나섭니다. 이 일정상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한일전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 위험이 있는 선수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선수들은 이번 경기에서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팀 전체가 체력 안배와 경기 운영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의미 있는 한일전으로


결국 이번 한일전은 ‘국가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라는 고전적인 내러티브보다는, 다음 라운드를 위한 중요한 준비 경기로 삼아야 합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숙명의 한일전’을 외치며 분위기를 띄운다고 해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승점 1점 이상을 확보해 8강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번 한일전을 ‘의미 있는 경기’로 만드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일전에서의 승리가 늘 기분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대회의 진짜 승부는 8강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한일전이라는 이름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함과 강인함으로 대회를 이끌어가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