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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해외축구

일본에서 은퇴한 외국인 슈퍼스타, 드라간 스토이코비치의 이야기

by Renewable Beckham 2025. 3. 5.

일본 축구를 이야기할 때, J리그의 32년 역사는 단순히 일본 선수들만의 활약으로 채워진 것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플레이 역시 J리그의 역사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부 선수들은 자신의 커리어의 마지막을 일본에서 장식했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외국인 슈퍼스타인 드라간 스토이코비치(Dragan Stojković)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피크시'의 전설

 
드라간 스토이코비치는 전 유고슬라비아 대표팀의 공격수로, J리그 역사상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스타성 덕분에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1994년 여름, 프랑스의 명문 구단인 올림피크 마르세유에서 일본의 나고야 그램퍼스로 이적하며 일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그의 첫 경기는 예상치 못한 장면으로 시작했는데요, 경기 시작 후 18분 만에 퇴장당하면서 충격적인 데뷔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의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아르센 벵거와의 만남, 그리고 전성기


원래 스토이코비치의 일본 체류는 반년 정도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해 11월 세계적인 명장 아르센 벵거(Arsène Wenger)가 나고야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스토이코비치는 벵거 감독의 지도 아래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고, 곧바로 팀의 중심 선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1995년 시즌은 그야말로 스토이코비치의 전성기였습니다. 그는 공식 경기에서 무려 17골과 2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이로운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그는 J리그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고, 팀에 최초의 메이저 타이틀인 일왕배(Emperor's Cup) 우승을 선사했습니다.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플레이의 대명사


스토이코비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섬세한 볼 터치와 창의적인 패스 감각이었습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그의 플레이는 언제나 팬들을 놀라게 했죠. 예를 들어, 1994년 리그 경기에서 물웅덩이로 가득 찬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리프팅 드리블이나, 2000년 천황배 결승에서 선보인 연속 페인팅을 통한 골 장면은 '피크시(Pixy)'라는 그의 별명을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그는 2001년까지 나고야에서 활약하며 두 번의 천황배 우승에 기여했습니다. J리그 통산 184경기에 출전했으며, 이는 외국인 선수로는 미첼 랑게락(Mitchell Langerak)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입니다.


선수에서 감독으로, 전설은 계속된다

 
은퇴 후에도 스토이코비치의 나고야 사랑은 계속되었습니다. 2008년에는 나고야 그램퍼스의 감독으로 부임하여 팀을 이끌었는데요, 2010년에는 클럽 역사상 첫 J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선수 시절 이루지 못했던 꿈을 감독으로서 이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드라간 스토이코비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헌신에 감동하게 됩니다. 단순히 좋은 외국인 선수를 넘어, 일본 축구에 진정으로 녹아들어 사랑을 받은 그의 모습은 모든 축구 팬들에게 귀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J리그 뿐만 아니라 K리그도 스토이코비치와 같은 슈퍼스타를 배출하고, 세계 축구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리그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